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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2024-11-14조회 8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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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2011<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3년 만에 출간된 김애란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의 제목은 교실 속 자기소개 게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전학 온 학생에게 자기소개를 하라고 합니다.
, 자기소개 방식에 룰이 있습니다.
자신을 소개할 때 다섯개의 문장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되
그 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을 포함시킴으로써
다른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것입니다.

소설은, 고등학교 2학년 같은 반 학생인 세 명의 아이
지우, 소리, 채운이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고,
여름방학이라는 한 시기를 함께 통과해나가는 과정에서 느낀
혼란과 소외와 슬픔과 두려움 그리고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 아이의 시점을 수시로 오가면서 서술되는
독특한 구성을 가진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밀과 거짓말을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 세 명은 각자 다른 형태의
상실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지우, 암투병 끝에 엄마를 떠나보낸 소리,
가족을 학대하던 아버지가 엄마를 위협하자 이를 막으려다
아버지를 칼로 찌른 채운(채운 대신 옥살이를 하고 있는 엄마).
작가는 굉장히 어둡고 암울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을
결코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이들 곁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누군가를 배치해 놓습니다.
그래서 소설의 분위기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봤더니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조이지만 독자들이 방심한 순간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김애란만의 아름다운 문체 덕분인 것 같아요.
 
가난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 하나에도 머리통이 깨지는 것.
작은 사건이 큰 재난이 되는 것. 복구가 잘 안되는 것(85)
 
눈앞에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온 힘을 다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건 도망이 아니라 기도니까.
너는 너의 삶을 살아.
채운아, 나도 그럴께. 그게 지금 내 간절한 소망이야.
이건 희생이 아니란다. 채운아.
한 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렴.(182)
 
살면서 어떤 순간에는 갑자기 뭍으로 올라와 뜨거운 햇살에 노출된 해파리처럼
몸이 수축되는 느낌을 받을때도 있죠
.
또 어떤 날은 그 햇살에 비친 윤슬처럼 반짝이는 날도 있을거구요.
그 어떤 한가지로 요약할 수 없는 인간의 다면적인 삶,
예측불가능한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결국엔 좋은 이야기를 남기기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긴 소설이니까,
더욱이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여운이 가득한 문장들이
잔뜩 포진되어 있는 소설이니까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