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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 / 이미예

2024-10-30조회 18

작성자
김은미
이메일
탕 비 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써서 1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이미예 작가님의 신작소설입니다.
여러 직장에서 탕비실 빌런으로 뽑힌 사람들을 한데 모은
7일간의 리얼리티 쇼를 배경으로 소설은 진행됩니다.
7일간의 합숙 리얼리티쇼 '탕비실'에 섭외된 사람들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함께 탕비실을 쓰기 싫은 사람'으로
뽑힌 사람들이었어요.

탕비실 빌런 7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어요.

1. 공용 얼음 틀에 콜라를 얼리는 사람
2. 정수기 옆에 종이컵을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사람
3. 인기 많은 커피믹스를 잔뜩 집어가는 사람
4. 공용 전자레인지 코드를 뽑고 개인 무선 헤드셋을 충전하는 사람
5. 탕비실에서 중얼중얼 혼잣말하는 사람
6. 공용 냉장고에 케이크 박스를 몇 개씩 넣어두는 사람
7. 공용 싱크대에서 아침마다 벼락 같은 소리를 내며 가글하는 사람

진짜 빌런들 사이에 숨은 가짜 빌런을 찾아내는
리얼리티 게임을 통해
현실감 넘치는 상황과 대화들이 펼쳐집니다.
빌런으로 뽑힌 사람들은 평소 자신이 동료들을 위해 베풀었던
배려와 친절이 불쾌감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지만,
상금이 걸린 게임이기에 의심하고 추리하면서
하나씩 술래의 힌트를 찾아냅니다.

일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되는 탕비실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허락된 공간이기는 하지만 완전한 나의 소유는 아닌
모두의 공간이기에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우리의 인생, 우리가 사는 세상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친절이
늘 필요한 법이니까요.
​​
나는 그날 그녀가 싫어졌다.
그러나 술래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그녀에 대해 더 알아내야만 했다.
나는 살면서 싫어하는 사람을 더 알아보려고 한 적이 없었다.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쉽지만 정말로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건 어렵다.
나는 이 게임이 단순히 탕비실에서 열리는
진상 콘테스트가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다
(77)

탕비실이라는 공간에서 좀 더 확장해
직장 내 사무실에서 마주치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빗대어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고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누군가의 진심어린 조언에도 생각을 바꿀 마음이 없고
남의 말은 귀닫고 절대로 듣지 않는
독불장군같은 진짜 빌런이
혹시...... 내가 아니었을까?

자신은 미움받기 싫으면서 계속 싫은 상대를 만들어내고
그들이 가진 장점은 못본체 하고
부단히도 싫은 이유를 계속 찾아내려고
노력했던 건 아니었을까?

삶을 대하는 자세
동료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