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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뷰티풀 / 앤 나폴리타노

2024-10-24조회 51

작성자
김은미
이메일
헬로 뷰티풀


 
우연히 김영하 작가가 <헬로 뷰티풀>로 인스타에서
온라인 독서토론회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에 대해 처음 알았습니다.
김영하 작가가 그야말로 극찬을 했거든요.
김영하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사랑하는 모든 이가 지상에서 사라졌을 때
다시 읽게 될 것 같은 소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너무 빠져들어 빨리 읽고 싶은 동시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늦추고 싶었다.
정말 좋은 책을 읽을 때만 느끼는 감정이었다."라고 말했어요.
엄청난 찬사죠.
저 역시 이 책을 올해 저의 인생책 1호로 삼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 책을 빨리 소개하고 싶기는 했는데
너무 아끼는 마음 때문에
한편으로는 천천히 소개하고 싶은 맘도 들었고
묘한 감정이었습니다^^)
무조건 소장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에요.
책장에서 책이 흘러넘치고 있는데 또 책 욕심을 내네요. ㅎㅎ

이 소설의 키워드를 다섯 단어로 요약하자면,
가족, 사랑, 변화, 용서, 성장입니다.
가족을 둘러싼 30년간의 사랑과 슬픔,
관용과 화해를 그린 소설인데요.
현대판 <작은 아씨들>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소설 속에 네 자매와 한 남자가 등장하거든요.
등장인물 모두에게 각기 다른 애정을 느끼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네 자매는 닮은 듯 닮지 않은,
한 사람의 각기 다른 버젼인것처럼 느껴졌어요.
줄리아, 실비, 에멀라인, 세실리아 그리고 윌리엄.
이 중에 둘째인 실비는 위대한 사랑을 꿈꾸는
도서관 사서로 등장하는데요.
사서라는 직업때문에 더 마음이 가더라구요. ^^
읽는 내내 소설 속 등장 인물들에 공감하고 연민하고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작가 앤 타폴리타노의 문장에
계속 감탄 또 감탄했습니다.
작가의 문장은 굉장히 유려하고,
예리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는 특히 작가가 표현하는 은유에 완전 매료당했어요.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끌려가듯 문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소설의 스토리는 스포가 될 수 있기에 간단하게만 언급해 볼께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몇가지 사랑은
사회 통념에서 조금 벗어난 사랑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으실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 사랑이 너무나 이해가 되어서
반박할 수도, 거부할 수도, 비난할 수도 없었어요.
그들 자체가 사랑이라고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저에게 <헬로 뷰티풀>은 단 한페이지도,
단 한 문장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소설이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충만함이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반했던 문장 몇개만 소개해 볼께요.

그의 내면이, 그의 자아가 연필 끝처럼 좁아진 기분이었다.
모든 색과 선이 사라졌다.(71)
그의 삶을 종이처럼 자를 수 있는 빛나는 단검같았다. (148)
윌리엄은 생각했다. 그의 마음속 깊이 죽었다라는 단어가
닻처럼 묵직하게 떨어졌다.(191)

'연필 끝처럼 좁아진 기분, 빛나는 단검, 닻처럼 묵직하게 떨어지다'
이런 표현들이 제 마음속에 들어와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난 몰랐어요. 상실이 전부가 될 줄은,
모든 순간의 일부가 될 줄은 말이에요.
누군가를 잃는것이 너무나 많은 것을 같이 잃는다는
뜻인 줄은 몰랐어요.(145)

위 문장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상실감으로
아파하던 실비가 한 말인데요.
한 사람의 부재가 온 우주를 잃어버리는 상실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죠.
그 사람과 연결된 모든 것을 잃게 되기도 하니까요.
'상실이 전부' '모든 순간의 일부' 이런 감각이 어떤건지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될 것 같았어요.
슬픔도 사랑, 미움도 사랑, 이해도 사랑, 연민도 사랑,
용서도 사랑, 어쩔 수 없이 잘라내는 것도 사랑,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 힘겹게 말을 건네는 것도 사랑,
모든 것이 사랑과 연결된다고 믿게되는 소설입니다.
책은 덮었지만 여전히 네 자매가 제 앞에서
서성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