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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 말 / 배수아 외

2024-10-22조회 15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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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 말


 
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인 '바우키스의 말'에는
수상작 '바우키스의 말'을 포함해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상작 '바우키스의 말'에 은 '문학적인 성취의 정수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라는 심사평을 받고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신화 속 '바우키스'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독서력이 딸려서인지, 이해력이 모자라서인지,
난독증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저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후보작이었던 문지혁의 <허리케인 나이트>
박지영의 <장례 세일>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문지혁 작가님은 <초급 한국어> <중국 한국어>
<고잉 홈>을 통해 좋아하게 된 작가님이고,
박지영 작가님은 <장례 세일>을 통해 처음 만난 작가님이세요.
<장례 세일>은 아들 현수가 평생을
'실패한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아버지 '독고 씨'의 죽음을
세일즈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
소재가 아주 신선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6명의 작가 각각의 색깔이 아주 확실하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면들을 파헤쳐 주고 있기때문에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짜 팔아야 하는 건 독고 씨의 가치 있는 삶이 아니라
가치 없는 삶이었다. 독고 씨는 그렇게 예비된 애도객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존재가 될 때,
비로소 자신의 애도 가격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상기시켜야 할 것은
독고 씨의 그래도 싼 죽음이나 그에 대한
슬픔이나 연민, 죄책감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만한 인품을 지닌
과거의 자신에 대한 그리움과 뿌듯함이었다.
그리하여 독고 씨의 죽음을 통해 다시 한번
그 감사한 인간으로서의 자신과 만나게 되기를,
보여줄 기회를 희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129) - 장례 세일 -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이 쓸쓸하지 않도록
현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아버지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냅니다.
'저희 아버지는 임종을 앞두고 계십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에게 꼭 감사 인사를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잊고 있던 독고 씨와의
인연을 떠올리게 되고, 죽기 직전에 자신을
떠올려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면서
실제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조의를 표하러
장례식장에 찾아옵니다.
편지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장례식장에 찾아온 조문객들의 수가
많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저는 이번 달에만 세 번 장례식장을 다녀왔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떠난 뒤에
나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명복을 빌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장례 세일을 해서라도 애도의 가격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런데 나의 장례 세일은 누가 맡아 주지?
나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장례식장 풍경을 떠올려 보게 했던,
조금은 씁쓸하지만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서
공감하면서 읽었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