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입고 / 오은
2024-09-11조회 22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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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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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입고
"모든 쓰기는 결국 마음쓰기다"
오은 시인이 쓴 ‘시집’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에세이도 있고 인터뷰도 있고 동시도 있고
청소년시도 있고 일기도 있고 농담도 있고..
아주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더라구요.
기대했던 것과 다른 반전이 있었어요.
아 그리고
새로운 단어를 수집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사용한 적 없는,
그래서 조금은 어색하지만 너무나 새로워서
눈이 번쩍 뜨이는 단어들이 촘촘히 밀집되어 있어요.
오. 발. 단 (오늘 발견한 단어)이
페이지 중간 중간에 끼어 있습니다.
삶을 이끄는 것은 동사임이 틀림없지만,
삶의 곳곳에서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부사 같다.
"나는 네가 좋아" 보다
"나는 네가 정말 좋아"라는 말이 더욱 강력한 것처럼 말이다.
(27쪽)
몸을 움직여야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가만있으면 누군가를 설득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원하는 회사의 문을 직접 두드리지 않으면 입사는 요원하다.
보고 싶은 이를 향해 이동하지 않으면 그리움은 전달되지 않는다.
반대로 마음이 움직여야 몸을 움직이기도 한다.
마음이 동하지 않는데 몸이 선뜻 나설 리 없다.
하기싫은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도,
마주할 상황을 끝끝내 외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몸과 마음은 한통속이다.
그러므로 "움직이자" 라는 말은
의욕 없는 심신을 다그치는 말이다.
상태를 사태로 만들자고 독려하는 말이다.
(163쪽)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곳곳에서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부사의 사용을
많이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너를 만나니까 기분이 좋다’
라고 말하지 않고
‘너를 만나서 기분이 너무너무너무 좋아’
라고 말하려구요^^
* 팁 : 예전에는 ‘너무’가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되는게 맞았는데
이제는 긍정의 의미로 사용해도 된다고 허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제 마음에 들어온 오.발.단
하나만 골라 보고 마무리할께요.
‘시쁘다’라는 말이에요.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시들하다"와
"껄렁하여 대수롭지 않다"라는
뜻을 품고 있는 형용사라고 합니다.
작가는
기쁘다와 이쁘다,
글고 믿음성이 있다는 뜻의 미쁘다 사이에서
시쁘다는 혼자 뾰로통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해요.
그러나 시쁨이 있어야
기쁨과 이쁨과 미쁨이 찾아왔을 때
온몸으로 환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기쁨, 이쁨, 미쁨, 시쁨
4종 세트 중 어떤 쁨이가 제일 마음에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