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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국을 말하다

2024-09-10조회 81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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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국을 말하다



 
2023년 가을부터 2024년 봄까지, 기사가 아닌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연재되었던
문화일보 기획 시리즈 소설, 한국을 말하다에 수록된 소설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소설, 한국을 말하다에 수록된 스물한 편의 작품들은
모두 4천 자 내외의 초단편소설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지금 한국 문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21명의 작가들의 소설을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독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어요.
 
이 소설의 주제는 '현재의 한국 사회'입니다.
거지방, 고물가, 오픈런, 번아웃, 중독, 새벽배송 등
한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담은 폭넓은 주제의 소설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4000자 내외의 단편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골라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문학은 시대를 은유로 비추는 거울이다.
어떤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 더 명징해진다

기획의 말이 묵직한 그 무엇으로 다가옵니다.

소설쓰는 작가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자각들 사이에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인문 교양서를 주로 쓰시는 김영민 교수님의 소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의외이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저는 손원평, 김동식, 김영민 교수님의 글을 한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흥분이 되더라구요.

아니, 모든 게 정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상인답게 그냥 삶이 버거웠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삶으로부터 도망치는 중이었는지 모른다. 인생 그 자체로부터 도망치는 중이었는지 모른다.
평생 쉬지 않고 먹이고 살려야 하는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중이었는지 모른다.

평생 달래주어야 하는 자아로부터 도망 중이었는지 모른다.
나를 돌보는 책임이 결국 나에게 있다는 준엄한 사실로부터 도망 중이었는지 모른다.
바보 같으니라고. 인생으로부터는 도망칠 수 없다니까.
버거운 인생으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하더라도,

도망 중인 인생으로부터는 도망칠 수 없다.
도망 중인 인생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는 도망치기를 그만둬야 하는데,

그러면 버거운 인생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인생에 출구는 없다. 인생을 지켜야 한다. (95)
- 변기가 질주하오 / 김영민 -


한국이라는 시공간을 함께 지나는,
지금, 여기우리를 그리고 있는 소설들.
인간과 사회를 탐구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설들. 너무 공감되어서
가슴이 서늘해지는 소설들입니다.
작가들의 다양한 문체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접할 수 있는,
베스킨 라빈스의 버라이어티팩(?)같은 소설집이니까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