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밤 / 은유
2024-08-27조회 26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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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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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은유 작가는 '내 삶은 책기둥에서 시작되었다'라는
고백으로 이 책의 서문을 열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풀리지 않은 물음들과 만났을 때,
본능처럼 책에 손이 갔고
질문에 대한 힌트는 ‘시간과 책’을 통해
얻었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삶 속에 스며 있는 책,
삶의 질서를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만난 책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해방의 밤>은 관계와 사랑, 상처와 죽음,
편견과 불평등, 배움과 아이들 등
다양한 범주의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해방’입니다.
책이 바로 해방의 문을 여는 연장이라고 말합니다.
읽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고정된 생각과 편견을
하나씩 깨뜨리며 자유로워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목표가 인간성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만 친절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친절에 대해 거듭 말하고 쓰고 고민하는데
희한하게 실천에는 자꾸 실패해서
반성하느라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사람.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친절한 사람이 되기
어려운 구조를 파악하는 사람.
그렇게 용쓰다 보면 주름이 늘듯이
말투와 표정에 친절의 함량이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109쪽)
삶에는 정답이 없음을,
남에게 좋은 게 나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경험을 다른 맥락 속에
넣어볼 수 있는 공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사는 방식이 여러 갈래라는 걸 아는 게 해방이죠.
(279쪽)
하루의 무게와 부담감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때
이 책을 한번 펼쳐보시기를 권합니다.
작가에게 숨구멍같은 존재였던 책들을
한 권 한 권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 역시 사회적 갑옷들을 모두 벗어 던지고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 온전한 내가 되는 시간과
마주하게 되실거에요.
이 책에서는 리베카 솔닛,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포함해서
40권 정도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기회가 되신다면 작가의 삶을 관통했던 책들을
하나 하나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