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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지막 말들 / 박희병

2024-08-14조회 101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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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지막 말들


 
<엄마의 마지막 말들>은 고전학자인 박희병 교수가
307일 동안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며 들었던
어머니의 마지막 말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책입니다.
 
작가의 어머니는 인지저하증을 앓고 계셨지만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자식에 대한 관찰의 끈을
놓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니가 요새 마이 말랐다. 밥은 묵나?
비가 오나?
저기 꽃이네.
내가 아파 니 기 챈다(귀찮게 한다)
고마해라 팔 아프다
그래, 운전 조심하고 차 조심해라
밥 왔다. 니도 같이 묵자.
머리가 더부룩하네, 다음에 올 때 깎고 온나. 보기 흉하다.
욕봤다.
...........
읽는 내내 코끝이 찡했습니다.
단문으로 툭툭~ 뱉어낸 엄마의 말들이
가슴에 와서 꽂혔어요.
너무 아팠습니다.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 느껴졌거든요.
 
무엇보다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소멸해가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낀 안타까움과 함께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과 사회적 시스템의
뒷면을 돌아보게 했다는 점이에요.
 
엄마의 죽음의 과정은 삶의 과정과 직결되어 있었다.
즉 엄마가 평생 살아온 과정과 방식이
죽어가는 과정과 방식을 결정했다.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평생 늘 해오신 말들을 했고
늘 해오신 걱정들을 했으며 늘상 눈을 주곤 했던
대상들에 눈을 주셨다.
엄마 평생의 사랑의 방식은 죽어가는 과정에도 관철되었다.
나는 이 점을 감동적으로 지켜봤다.
(397)
 
죽어가는 환자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사물화해도 된다고 허락되는건 아닌데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많은 것들을 간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어가는 시간도 삶의 일부일진데
존엄한 죽음은 왜 불가능한 걸까요?
 
어떻게 살 것인가못지 않게 어떻게 죽을 것인가
중요한 화두로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내가 원하는 죽음의 방식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한 책이고
나라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과 예의를 지켜낼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며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