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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 이비 우즈

2024-08-13조회 39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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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지난달 30일에 초판발행된 따끈따끈한 신간을 한권 소개하겠습니다.
살짝 두께감은 있지만 완전히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이에요.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신비한 서점을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쳐 더블린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된 마서는
자신의 방 주변을 맴도는 헨리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

그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는데, 서른 살에 요절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 원고였어요.

그리고 100년 전으로 돌아가면 오펄린이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오펄린의 삶 역시 마서 못지않게 기구했습니다.
폭군 같은 오빠의 눈을 피해 도망쳐 파리의 한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녀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가려진 삶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희귀서적 거래 황금기였던 파리와 현재의 더블린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놀라운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해 있어서 다소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다뤘고,
책이 가진 매력과 책이 가진 힘을 인상적으로 그려낸

완성도 있는 소설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로맨스, 미스테리, 모험, 판타지,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총망라된 복합소설이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설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또 한 가지 매력은, 우리가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작품들과 작가들이
자주 언급되어 매우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데이비드 코퍼필드' '헤밍웨이' '셰익스피어' 등등....
고전 명작들에 얽힌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사회가 강요하는 관습적인 이상에 꼭 들어맞지 않는 인물들, 주변으로부터 내몰렸으며
지금까지도 자신의 이야기에서 소외되어 있는 여성들의 삶에 관해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된 이 소설이,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지 말아요.
길 잃은 곳에서 인내하고 기다리세요.
길을 잃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길 잃은 곳에서 다른 세계가 시작되고,
과거의 아픔이 힘으로 바뀔 수 있답니다. ”
(465)

길을 잃었다고 느껴지는 순간 더 차분해지고 더 지혜로워지고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없이 길을 잃고 헤매다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렇게 믿고 싶어요.

"책을 읽으면 말이야." 마서가 말했다
"꿈꾸던 것보다 더 크고 더 좋은 인생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단다."
(487)
 
어쩌면 책 속에서 그 열쇠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