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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 성해나

2024-07-29조회 16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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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두고 온 여름>은 부모의 재혼으로 잠시 형제로 지냈던
열아홉살의 기하와 열한살의 재하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심리 묘사 소설입니다.
진짜 가족도 아닌데 가족인척 살아보려고 애쓰는 아버지와
재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는 기하는 차가운 말들을 쏟아내면서
그들과 멀리하려고 애씁니다.
결국 4년만에 그들은 다시 남남이 되어 버리고,
기하와 재하는 15년 후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기하가 재하를 찾아낸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주택설계사무소를 운영했던 기하. 수주는 기껏해야 일 년에 두건,
보통은 그마저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일이 없으면 퇴근시간으로 정해둔 시간까지 메일함을 확인하거나
전에 작업한 설계도면을 보는 것으로 시간을 때웁니다.
그러다가 또 시간이 남으면 구글어스를 켜서 스트리트 뷰를
구경하는 것이 기하의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어느날 스트리트 뷰 속에서 익숙한 듯 낯선 얼굴,
재하와 재하 어머니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찾아갑니다.

이 소설에 어떤 특별한 사건은 없습니다.
부모의 재혼으로 갑자기 가족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당혹스러움과
어색함과 안타까움, 그 뒷면에 자리잡은 사려깊음이 세련된 어조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관계 속에 숨겨진 진심을 찾아내려 애쓰면서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 갑니다.
작가가 남겨둔 감정과 기억 사이의 여백을
스스로 채워가면서 읽게 됩니다.


아무것도 두고 온 게 없는데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132)


혹시 여전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어떤 시절,
그 시절안에 어떤 인연이 고요히 앉아 있는 어떤 순간
그래서 한참을 지나왔지만 그곳에 뭔가 두고 온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시절이 있으신가요?
<두고 온 여름>
우리가 인연을 완성하지 못한 채 어딘가에 두고온,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모든 인연들에
애틋한 안부인사를 건네면서
어느 순간에 느꼈던 마음들 사이에 스며 있는 여운들을
다시금 기억하게 하는 단정하면서 힘있는 소설입니다.
더위가 마음을 뜨겁게 헤집고 있는 여름의 한복판,
이 시절에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저도 숨막힐 정도로 푹푹 찌던 지난주에 읽기를 마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