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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 김애란

2024-07-19조회 35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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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두근두근 내 인생><바깥은 여름>으로 잘 알려진
작가 김애란의 산문집입니다.
김애란 작가의 글은 참으로 치밀하고 아름다워요.
버릴 문장이 전혀 없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얼마나 공들여서,
마음을 듬뿍 담아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문장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수집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았어요.
 
작가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섬세하면서 따뜻하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산문집입니다.
때로는 서러운 음색도 들리는 것 같고
구성진 입담에 웃음 짓기도 합니다.
이 책은 김애란이라는 사람에 관한 책이면서
김애란의 사람들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란 비슷한 크기의 경험과 감정을
포개는 게 아니라
치수 다른 옷을 입은 뒤 자기 몸의 크기를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252)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269)
 
이해=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
너무 멋진 표현 아닌가요?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구사하는 어휘들에 무방비 상태로
빨려 들어 갈 때가 있어요.
그리고 그 문장 안에서 잠시 살다 나옵니다.
독자들이 책을 읽다 어떤 문장에서
멈추는 이유는 아주 다양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어서 밑줄 쫙~
닮고 싶은 문장이라서 포스트잇을~
웃음이 터져서 다음 페이지로
곧바로 넘어가지 못할 때도 있고
생각이 뇌를 어지럽혀서 멈출 때도 있고
그저 문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하고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해져서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왜 거기에 줄을 쳤었는지 새카맣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그때의 그 감정을 절대로 잊고 싶지
않았을텐데 말이에요.
이름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우리 마음 한구석에는
절대로 잊고 싶지 않은 이름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테니까요.
 
작가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다 실패한 시간,
드물게 만난 눈부신 순간을 담아
그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잊혀져야 할 이름은 없다고.
잊어야 할 순간은 없다고.
그러니까
우리들의 이름을 되찾아
일일이 불러주자고 말합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자주자주 불러주면 좋을 것 같아요.
○○! 넌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라는 말도 덧붙인다면
마음이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