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실례 / 양다솔
2024-09-20조회 16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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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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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실례
<적당한 실례>는 무거운 슬픔에서 경쾌한 웃음을 길어 올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글쓰기 소상공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양다솔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양다솔 작가의 첫 책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을
분명히 읽은 기억이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서,
혹시 블로그에 뭔가 끄적여 놓은 글이 있나 찾아봤더니
2021년에 제가 이렇게 짤막하게 기록을 남겼더라구요.
"양다솔 작가는 굉장히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구나.
읽는 내내 매우 유쾌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다.
양다솔 작가는 솔직함이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나누는 직설적인 대화는 너무 솔직해서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대부분 20대 여성의 일상과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불안한 시기의 불확실성때문에 두려울 수도 있는
그 삶 곳곳에 유머를 은근 슬쩍 끼워 넣는 능력이 탁월하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할지라도
마음만은 가난해지고 싶지 않은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읽는 내내 기분이 맑고 투명해졌다. ^^"라고요.
<적당한 실례> 역시 너무나 다정하고 유쾌하게 독자들의
마음 속에 파고듭니다. 딱 양다솔식으로!
양다솔은 천부적인 농담꾼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삶을 살아내는 힘은 눈물보다 웃음에서 나온다고 믿으며
사랑을 전제로 한 농담을 짓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양다솔 작가!
저는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멋진 소통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배제하는 것보다는 포함하는 농담을 하고 싶다는,
때로는 윤리로 인해서 작동하는 농담도 있고
서로 민망하지 않은 정도의 유쾌하면서 적당한 실례가 쌓이면
신뢰가 될 수도 있다고 믿는 작가의 태도가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빌려 놓고 폰트가 넘 작아서 가독성이 떨어지겠다(노안때문에.. 폰트가 아주 중요합니다. ㅠ.ㅠ)는
생각에 읽을까 말까 살짝 고민을 했었어요.
그런데 몇 페이지 읽자마자 너무 재밌어서
눈을 비벼가면서 빨려 들어가듯 읽었습니다.
북토크에 자신을 보러 와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음이탈이 수없이 나더라도^^;;),
글쓰기 모임에 지각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벌칙으로
'성대모사하기'라는 규칙을 정하고,
작가로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에 <격일간 양다솔>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구독자를 모집했던 양다솔의 뻔뻔함(?)이
오히려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새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서 읽는 저의 최애작가 리스트에
양다솔 작가가 들어왔습니다.
이정도로 말씀드리면 양다솔 작가의 글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으시겠죠?^^
시간은 똑같이 흐르는 것 같지만,
우리가 모두 다른 목소리를 가진 것처럼
각자 다른 시간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결국 시간이라는 건 없고 내가 체감하는 만큼의
속도로 흐르는 건가봐. 그럼 우리가 최대한 느리게 살면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빠르게 사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 거잖아.
그만큼 삶은 빠르게 닳아버릴 테니까." (294쪽)
모 신문사 인터뷰에서 양다솔 작가는 이런 말을 했더라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정서’ 중 하나는 글쓰기다.
글쓰기를 하지 않으면 내가 풍선처럼 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몇몇 사람들과의 수다로
휘발시켜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어요.
내가 잘 전달만 하면 아주 먼 곳에 있는
전혀 모르는 낯선 누군가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요.
우리의 삶은 각각 다르지만 또 닮았기 때문에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이야기들을 쓰려고 계속 시도할 거에요.
그게 저의 정서입니다”
이 책에는 이런 작가의 정서가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