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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 김정

2024-09-05조회 23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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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폭염과 폭설, 가뭄과 한파, 지진과 쓰나미,
허리케인과 산불, 대기근과 식량난, 폭동과 테러..
지금으로부터 약 십년 후,
지구 곳곳에서 이 모든 일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2044, 1차 세계 기후 재난 발생
2050, 2차 세계 기후 재난 발생
2051,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클랜드 협약 체결

2051, 전 세계 육지의 57%가 사라진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소설입니다.
지구 육지의 57%는 사람이 살지 않는 땅,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됩니다.
대한민국 역시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됩니다.

이 소설은 기후난민 청소년이 멸망한 대한민국 서울에
조사단으로 파견되어 겪는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서
더욱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노 휴먼스 랜드 조사단 중 한명이 사라지고
실종된 단원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던 노 휴먼스 랜드에
누군가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조사단원들 각자가 품고 있던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반전에 반전, 스펙터클한 서사들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고
독자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됩니다.
한국 소설이지만 다국적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이 특징이고
꺾여버린 남산타워,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들의
아지트가 된 서울대학교 등
익숙한 지명이 등장해서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어요.
그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빌런들이 반드시 존재하고,
빌런과 싸워 평화를 쟁취하려는 히어로가 등장하곤 하는데
이 소설속에도 그런 플롯이 어김없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작가의 뛰어난 필력이 그 식상함마저 충분히 상쇄시킵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거예요.
소장님이 하려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문제를 파괴하는거예요.
문제를 파괴해 버리면 영영 해결한 기회는 없어져요.
그걸로 끝이라고요.
(241)

일단 뭐든 해보고, 어떻게 되나 봐요.
그리고 또다시 해 보고, 어떻게 되나 봐요.
엉망진창이 되어도,
그 엉망진창을 해야만 다음이 있으니까요.
(314)

기후 위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인들에게
서늘한 공감을 일으키는 소설이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시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조금만 방향을 틀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들을 모아
뭐든 해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해보고,
비록 엉망이 되더라도 다시 일어나 다음을 기약해본다면
지금까지 잘 살아왔던 것처럼
지구에서 끝끝내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인간과 지구를 구하기 위한 옳은 길은 무엇인가'
질문을 남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