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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 구병모

2024-08-23조회 84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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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김유정 문학상과 김승옥 문학상 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설인
<니니코라치우푼타>가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여러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지만
<니니코라치우푼타>를 소개해 볼께요.
니니코라치우푼타!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운
괴상한 언어라서 도대체 무슨 말인가 궁금하더라구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서 남은 생을 보내는 어머니는
특수분장사로 일하는 딸에게 길고도 이상한 이름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만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미스테리같은 '니니코라치우푼타'는 바로!
어머니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외계인의 이름이었습니다.
엄마에게 마지막 선물을 건네는 의미로
동료에게 특수 분장을 시켜
엄마가 그토록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가상의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엄마는 분장으로 만들어낸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보자마자
이 사람 얼굴이 왜 그러냐?”
라고 갸우뚱합니다.ㅠㅠ
 
사람들은 자기가 필요하지 않을때는
그림자 속에 사람이 은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가 원할 때는 그림자 속 사람의 손목을
잡아당겨 끌어내야 속이 시원해진다.
사람을 사람으로 인지하고 파악하며
그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와,
소유 내지 임의 처분을 구별하지 못한다.
(108)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도,
선 넘는 관심이나 무례한 참견을 동반하지 않고도
타인과의 관계 형성은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기며,
(128)
 
모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지 모성은 끝까지
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게 해줍니다.
저는 사실 이 소설을 가볍게 읽고 지나가려 했었는데
갑자기 헉~ 하고 허를 찔린 느낌이 들었어요.
특수분장사라는 딸의 직업을
남들은 잘 알아주지 않고 무시했지만
이세상 단 한 사람, 엄마는
삶이 꺼져가는 순간에도 딸의 직업을 존중했습니다.
 
딸에 대한 마음을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거대한 단어로 응축해 냈던 것 같아요.
그 단어는 다름 아닌
딸아, 사랑한다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더라구요.
 
코믹 장르의 소설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엔 고령화 시대에 자식들이 느끼는 부담,
요양보호에 대한 국가적 시스템 문제,
안락사 문제, 노인 돌봄 비용,
버려진 노인들 문제까지 총망라해서 다루는
인문 사회학서로 읽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