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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2024-07-08조회 83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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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국내 초역 작품인
<맡겨진 소녀>
타임스선정 ‘21세기 출간된 최고의 소설 50
하나로 선정되었고,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분량은 중편에 가깝지만
중편 소설의 호흡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 "긴 단편 소설"이라고 말하는 소설입니다.
 
아일랜드 시골 지역을 배경으로
어머니의 출산을 앞두고
여름 몇 달 동안 친척 집에 맡겨지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심하고 거친 아버지,
다섯째 아이를 임신한 채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과 밭일까지 신경 쓰느라 지친 어머니,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제대로 된 보살핌과 관심을 갖지 못하던
주인공 소녀는
경제적으로 넉넉하기는 하지만 아이가 없는
먼 친척 집에 맡겨지면서
처음으로 애정어린 보살핌을 받습니다.
 
아이는 먼 친척인 킨셀라부부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서
제대로 대답하는 법을 배우고
책 읽는 법도 배우며
따뜻한 계절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내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70)
 
굉장히 함축적이고 여백이 많은 소설입니다.
간결한 단어와 간결한 문장을 통해
간결한 장면을 만들어 나갑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불친절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독자들이 미루어 짐작하게 하고,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거든요.
구체적인 해석은 독자들에게 맡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맑고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맘먹으면 1시간 만에도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이지만,
그 어떤 두꺼운 책보다
감동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한 소녀가 두 집안의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알아가는 성장소설로,
평단과 독자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뛰어난 소설이므로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쓸데없는 미사여구나 진부한 표현이 전혀 없습니다.
꼭 필요한 단어와 문장만 씁니다.
클레어 키건, 올해 저의 최애 작가로 등극했어요.^^
3월에 소개했던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더불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덧붙임 : 이 책은 올해 5[말없는 소녀]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