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은정 작가의 책 <눈물이 마르는 시간>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소설가 이은정 작가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소설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누구나 지나고 있거나, 이미 지났을 법한 어느 한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독을 견디면서 남은 삶을 글쓰기에 올인하기로 결심한 한 소설가의 삶이, 그리고 외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무 페이지나 툭 펼쳐도 사람 냄새가 묻어 나옵니다. 페이지 중간 중간에 ‘소리여행’이라는 작가의 따뜻한 그림들이 포진해 있는데 그림이 너무나도 제 스타일이라서 더 좋았어요^^ 자연의 색깔과 마음의 색깔을 담은 그림들이 동화처럼 펼쳐집니다. 행간마다 지나온 시절이 쏟아지는 계절, 춥고 시리고 가련한 겨울에는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들은 그저 보듬어주고, 아직 오지 않은 시절에는 용기를 갖자. 모든 시절의 당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19쪽) 노후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경제력이 기본이겠지만, 그거만큼 중요한 것이 좋은 기억이 아닐까 싶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것이 뿌듯한 사람, 열심히 사랑한 사람, 늙는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 나는 노년에 경제 부자로 사는 사람보다 마음부자로 사는 사람이 더 멋져 보인다. (220쪽) ‘사랑은 복이고 용서와 이해는 덕이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 문장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외로운 감정을 쫓아내는 지름길이라고, 조금 부족하고 엉성해도 서로를 향해 손뼉 쳐주고 응원해주면서 살자고 권합니다. 삶이 고단한 사람들에게, 외로움에 치를 떠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연락처가 되어 주자고 말합니다. 마음이 돌아야 이 세상이 따뜻해 진다고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고 그래야만 좋은 사람들이 번지게 된다고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에세이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시기를 권해요. 시간이 되신다면 이은정 작가의 소설집 <비대칭 인간>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부드러운 시선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