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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산문/박준

2024-03-22조회 15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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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산문


 
박준 시인(2021.5.19. 유퀴즈에 출연하셨던)
봄부터 겨울까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로,
잔잔하게, 고요하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지고
숨겨왔던 추억들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으실거에요.
박준 시인의 언어는 결코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이 마음을 살살 긁어줍니다.
몇 년 전 도서관 강연자로 오셔서 직접 뵀었는데,
시인처럼 보이고 싶어서 외출시에는
항상 목도리를 두루신다고
말씀하셔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반팔에 두툼한 목도리를 하셨드랬습니다. ㅎㅎ)
 
이 책 속에서 인상적이었던 가족간의 따뜻한 대화를
소개해 볼께요^^
단단한 정보보다는 뭉근한 정서를 주고받는
순간들이라고 생각하고 몰입해서 읽어주세요~
 
========
며칠 전 기념일을 맞은 부모님을 모시고
고즈넉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는
구름은 왜 하늘에 떠 있을까?’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이 말의 본 뜻은 대기 환경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방금 식사를 한 식당이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그럼 구름이 하늘에 떠 있지,
땅으로 내려 오나" 하고 답을 했는데,
이 역시 본뜻은
'오늘을 기념해주어서 고맙다'라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두 분의 대화를 이어 구름과 수증기 그리고
강과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줍잖은 지식을 늘어놓은 제 말들의 본뜻은
'뭐 이런것으로 고마워하시냐, 아무것도 아니다'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어느새 한결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 뜻은 말 그대로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다는 것입니다.
(127)
 
미루어 짐작하는 시인의 마음이 뭉근하면서 지혜로워서
이 대화 속에 한동안 계속 머물러 있었어요.
마음속에 따뜻한 바람이 슝~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곁에 있는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들에게 포근한 말을 건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주는 책입니다.

따뜻한 봄날 읽기 좋은 책이에요
봄이 올 듯 말 듯 여전히 너무 춥지만..ㅠㅠ
빨리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