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2024-04-11조회 96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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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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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선의
『개인주의자 선언』, 『쾌락독서』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문유석 판사의
신간이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어요.
문유석 판사가 말하는 법치주의가 궁금했거든요.
작가는 '도덕'이라는 말보다
'선의'라는 표현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인간들이 모여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것만큼은 꼭 지키자고 약속한 최소한의 선의,
그것이 바로 '법'이라고 말합니다.
1) 인간은 존엄하긴한가
2) 유별날 자유, 비루할 자유, 불온할 자유
3) 선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4) 공정도 공존을 위한 것이다.
이렇게 네개의 주제로 나누어 알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법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엄함에 다루고 있는
첫번째 파트가 인상적이었어요.
사람이 죽든 말든
정해놓은 매뉴얼과 절차가 더 중요한
관료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는
제도는 있을지 모르되
인간을 존엄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있다.
(75쪽)
법이 인간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선의'라면
형벌은 사회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악의'인 것이다.
(150쪽)
작가는 법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뜨려 보고자 하는 마음을 책에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앞으로 법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 등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과거의 해법으로는 풀기 어려운 미래사회의 평등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상력의 토대는,
다시 한번 인간의 존엄성이어야 한다.
(247쪽)
헌법을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지루할 것이다‘라고
일반화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문유석 판사는 전문 이야기꾼이에요.
그래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자칫 추상적인 담론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를
핵심을 찌르는 유려한 논리로
유쾌하게 풀어갑니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자신있게 말했거든요.
“이 책을 통해 헌법을 영업하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헌법에 영업 당하시는 분 속출하실겁니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이 책에 담고 싶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바로 이 문장이지 않을까요?
’헌법은 결국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선의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