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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마음 북토크 : 이은정 작가
2022-09-30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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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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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명 : 마장도서관 둥근마음 북토크
9월 29일 [쓰는 사람, 이은정] 북토크 후기
권 새 봄
9월 ‘둥근 마음 북토크’의 주인공은 에세이집 『쓰는사람, 이은정』의 저자 이은정 작가다. 그녀는 자신을 ‘에세이 쓰는 소설가’라고 수줍게 소개했다. 내가 이은정 작가를 알게 된 건, 2019년에 출간된 『눈물이 마르는 시간』 때문이었다. 가난한 작가의 우울한 이야기가 내 가슴을 콕 찔렀다. 피가 나와야 하는데 아프기만 했다. 그녀가 바로 나였다. 시간이 흘러 다시 『쓰는 사람, 이은정』을 만났을 때 그녀는 한결 평온해 보였다. 글이 그녀를 말해주고 있었다. 각박한 세상과는 동떨어진 따스함이 문장들 사이를 오갔다.
작가는 쓰는 사람으로 산 지 20년 만에 등단했다고 했다. 긴 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이것밖에 없다’라는 절박한 마음이었다. 살아야 했고 매달릴 곳을 찾아야만 했다. 그게 문학이었다. 이후로도 그녀는 자신이 삶을 리드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어찌어찌 살게 되더라고, 살아지더라고 했다. 그 중심에 작가를 기다려주고 하나둘 늘어가는 독자들이 있었다. 그들 때문이라도 쓰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등단 이후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이은정 작가는, 20여 년간 글을 써온 세월 덕분에 쓰는 것이 힘들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다만 떠오르는 것을 언제든 남기기 위해 메모가 일상이라고, 솔직한 글이 제일 좋은 글이라 했다. 두 시간에 걸친 북토크 내내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를 보았다. 흔하디흔한 자신의 이름이 문제가 아니라 평범치 않은 자신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그녀의 솔직함이 오히려 좋았다.
오늘, 내가 만난 이은정 작가는 가을을 닮은 사람이었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 낙엽들이 모여 생명을 움틀 귀한 비료가 될 것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작가였다. 나는 그런 그녀가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머물길 바란다. 솔직하고 따스한 그녀의 글이 독자들의 마음을 콕콕 찔러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쓰는 사람 이은정’이 세상의 이은정 중에 가장 멋진 사람으로 남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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