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
[우리동네 사람책]김창덕 사람책 참여 후기
2022-03-21조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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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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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람책] 김창덕 사람책 강연회에 참여하셨던
류경희님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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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책 읽기] 『김창덕 사람책』 (이천 마장도서관) - 어느 산골 소녀의 꿈
“질이 좋은 책도 읽는 사람을 잘 만나지 못하면 빛을 못 보지.”
- 『화씨 451』(레이 브래드버리, 황금가지)에서
어떤 사물이든 그렇겠지만 책도 관계했을 때 존재가치가 살아난다. 책장에 그냥 꽂아만 두면 그 책은 죽은 책, 먼지 덩어리와 하등 다를 게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 또한 서로 관계함에서 삶의 활력이 생긴다. 서로가 서로를 읽고 읽혀야 한다.
“책 자체에는 전혀 신비스럽거나 마술적인 매력이 없소. 그 매력은 오로지 책이 말하는 내용에 있는 거요.”
-『화씨 451』(레이 브래드버리, 황금가지)에서
책값을 매길 수 없는 책이 있다. 사람책이다. 마음을 쏟아 출간하는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사람책은 더더욱 그렇다. 감히 숫자로 매길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책’이란 무엇일까. 레이 브레드버리는 『화씨 451』에서 책이란 많은 것들을 담아 두는 그릇의 한 종류일 따름이라고 한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잊어버릴까 두려워하는 것들을 담아 두는 그릇. 하지만 책이란 그릇 자체로는 큰 매력이 없다고 한다.
그 그릇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는지가 그 책이 지닌 매력일 터. 그렇다면 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릇일까.
오늘 난 지리산 어느 산골 소녀의 꿈을 만났다. 그 어떤 책보다 진솔하고 담백함을 담고 있는 책. 『김창덕 사람책』이다.
“지리산에 책을 좋아하는 소녀가 살았습니다.
봄이면 진달래 피는 앞산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여름이면 시원한 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누워 책을 읽다가 잠들기도 했습니다.
가을이면 예쁘게 물든 단풍잎으로 책갈피를 만들기도 하고,
겨울이면 군불 지피다가 불 붙이던 신문이나 잡지 읽기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글자를 배우면서 꼬박꼬박 일기를 쓰고, 종종 시도 지었습니다.
그 소녀의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꿈을 이룬 소녀는 여전히 책을 좋아합니다.
그 소녀는 책을 읽고 매일 필사를 하며 짧은 글을 짓다가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 소녀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김창덕 사람책』에서
이천 마장도서관 스무 번째 사람책으로 만난 『김창덕 사람책』. 그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아니 차고 넘친다고 하는 게 맞겠다. 역시 사람책은 종이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사람책은 생동감이 있다. 즉시성 으로 공감대가 높으며 현장의 온기가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 권의 사람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읽는 것이다. 행간에서 전달되는 그 감정을 어찌 종이책이나 전자책에 비할 수 있겠는가. 『김창덕 사람책』, 그 마음이 내게 왔다.
『김창덕 사람책』은 어린 시절 그의 꿈 이야기부터 현재 손끝으로 즐기는 필사의 맛까지, 그만의 맛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담백했다. 딸의 나이쯤 됐을 김창덕의 어린 시절 꿈 이야기를 딸의 낭독으로 시작했다. 딸의 낭독은 신의 한 수였다. 어린 시절의 김창덕을, 그를 읽는 독자들의 유년 시절을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따듯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에 버금가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 짧은 행간이었지만 풋풋한 사랑이 느껴졌다. 자신이 즐기는 필사를 교육현장에 접목해서 학생들이 자발적 즐거움으로 글쓰기를 경험하게 하는 그. 김창덕, 그는 진솔했다. 그래서 그의 사람책을 읽는 독자들은 정동한다.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필사를 즐기는 김창덕.
그가 있어, 김창덕이라는 사람책을 읽을 수 있어 고마웠다.
그가, 그의 마음이 내게로 왔다.
『김창덕 사람책』,
그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류 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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