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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홈 / 문지혁

2024-04-18조회 9

작성자
김은미
이메일
고잉 홈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 두 권의 책을 읽고
팬이 된 문지혁 작가의 소설집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최근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습니다.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제가 사실 소설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읽다보면 단편들의 스토리가 마구 섞이고,
주인공 이름도 헷갈리고, 결국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는 사태가 발생하거든요. ㅎㅎ
그래도 스토리를 끌고가는 힘이 있는 작가들의
단편집은 읽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문지혁 작가님의 글은 우선 재미있고
굉장히 가독성이 좋습니다.
장편을 쭉 이어서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소설집을 선택해서 한편씩 끊어 읽는 것도
독서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이 책에는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소설들은 미국 이민자들의 각기 다른 삶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모두가 집에 가는, 집에 가고 싶은, 집에 가려고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릴 것 같아서 먼 타국으로
떠나오기는 했지만
결국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 ’을 향해 가는
'고잉 홈'이었던 셈입니다.

이제 미래는 이들의 현재를 인질로 삼아
그들 자신을 희생양으로 바칠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자존감을 바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그들은 질문할 수밖에 없다.
나는 나 자신에게 비겁한가.
나는 비겁한 죄인인가.
(296)
 
그림자조차 되지 못한 '사소한' 절망들은
평범한 슬픔이자 보통의 슬픔처럼 생겼다.
무심코 보면 온전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낱낱이 부서져있다.
(297)
 
삶이라는 길 위에 서 있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부서지고 깨지고 찢어진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을 때
저곳에 나와 닮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기도 하는데요.
작가는 그 힘이란 것이,
조금 헤매고 길을 잃어 돌아가더라도
마침내 도착하리란 것을 아는
사소한 희망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우리는 결국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니까요.
 
삶이라는 여행을 하는 동안
너무 고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소설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설은 우리가 닿고자 하는 ''으로 가는 길에서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이기에
머리맡에 두고 틈틈이 곱씹으며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