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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사람 / 박연준

2024-03-27조회 35

작성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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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언젠가 소개한 적 있는 <고요한 포옹>
이후에 다시 만난 작가 박연준의 독서에세이입니다.
 
별안간 찾아오는 깨달음,
깨달음은 '사실''진실'이 충돌하는
교차로에서 태어난 유령이며,
작가는 그 유령을
'고전'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한 살아남은 사람들 손에
끈질기게 잡히는 책을
고전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해석으로 탕진되지 않은 채 온전하게
살아남을 책, 읽고 또 읽어도
닳지 않은 책,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도 소문을 등지고 커다래지는 책을
고전이라고 명명합니다.
(너무너무 멋있는 표현 아닌가요??)
 
이 책에서는 언제 읽어도 읽는이의
심장을 뛰게 하고,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며
일독을 권하게 만드는 39권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설은 겪지 못한 인생을 '살아보게' 한다.
다 읽은 후 고치처럼 몸을 말고 웅크리게 만든다.
마치 상처받은 것처럼, 이야기가
몸에 상처를 내고 들어와
나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랄까,
어떤 이야기는 읽기 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49)
 
고전은 텀을 두고 읽으면,
읽을 때마다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생각하게 한다.
(86)
 
모든 글은 말과 침묵 사이에서
투쟁한 기록이다.
산문은 말에 기대고
시는 침묵에 의지해 태어난다.
좋은 글은 늘 침묵을 머금고 있다.
침묵이 없는 글은 따발총처럼 허공에
난사되어 사라질 뿐이다.
좋은 글은 읽는 사람의 덜미를 잡은 채 흐른다.
읽는 사람이 멈추고 생각하게 한다.
행간에 도사린 침묵을
독자가 누리려 하기 때문이다.
(108)
 
시인이 쓴 에세이라 문장이 간결하고,
소박한 듯 보이지만 리듬감이 느껴지고,
무척 아름답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박연준 작가의 매력에 빠져
작가가 소개하는 고전을 모조리 다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실거에요~
제가 그랬거든요^^
고전을 읽고는 싶은데
뭘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시는 분이라면
이 책에 실린 고전들부터
하나하나 독파해 가는 것을
목표로 세워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덧붙임>
이 책의 제목이 읽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인 이유는
 
글쓰기는 공들여 말하기
읽기는 공들여 듣기
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신념 때문입니다.